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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Music

SONY MDR-1RBT vs 1RBTMK2 (비교청음)


헤드폰은 하이파이 애호가 들에게 언제나 사랑받아온 아이템이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가격의 이어폰에 비해 무겁고, 더운 여름에는 사용하기 어려운등 단점이 많아 사용층이 그리 두텁지는 않았지요.

그 범위를 넓힌건 아마도 수영선수 박태환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합 전 루틴의 일환으로 닥터드레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입장하는 모습이 메스컴에 노출되면서 닥터드레 헤드폰이 일명 박태환 헤드폰이리고 불리어 질 정도 였으니까요.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전문 음악 감상용이 주류 였던 헤드폰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듯 합니다. 수년 전 부터 디자인과 휴대성을 강조한 아웃도어용 헤드폰이 많이 나오고 있네요.

그 영역을 소니가 가만히 보고만 있을리 없죠.
2012년 겨울, 아웃도어용 하이엔드 헤드폰 MDR 1R 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레퍼런스 모델인 1R을 필두로, 블루투스 기능이 탑제된 1RBT,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있는 1RNC 입니다.

MDR-1RBT, MDR-1R, MDR-1RNC (좌에서 우로)

BT 는블루투스 모듈이 탑제된 무선 버전이고, NC는 Noise Cancelling 기능이 탑제된 버젼입니다.

개인적으로 블루투스의 편의성을 지극히 선호하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BT 모델을 구입했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APT-X기술 적용되지 않은 제품이라는 것 이었습니다.

그런데 소니에서 MDR-1RBT가 출시된지 1년만에 1RBT MK2 라는이름으로 APT-X코덱이 탑제된 후속모델을 출시 했습니다.

이미 상용화 되어 그리 특별할 게 없는 기술을 일년이라는 간격을 두고 새로이 적용한 것은 너무나 속보이는 상술이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구입한지 5개월 밖여 안된 1RBT를처분하고 1RBTMK2를 다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이론적으로 APT-X가 무선 음향기기의 음질을 비약적으로 향상 시킬수 있다고는 하지만 실질 적으로 얼마나 체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고 있던터라 동시에 두 제품을 가지고 청음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두 제품의첫인상은 너무나도 비슷합니다.

제품 이름에 MK2라고 새로 찍혀진 글씨를 보지 못한다면 어느것이 MK2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입니다.

마이너 체인지던 메이저 체인지던 새로운 니즈를 자극하기 위해 디자인에 힘을 싣는것이 보통일텐데 소니 디자인팀의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제품의 스펙이 나열되어있는 박스 뒷면 역시 기존의 디자인에 배치를 약간 달리하고 APT-X코덱을 지원한다는 문구가 하나 더 들어갔을 뿐이네요.


제품 본체는 더욱 구분이 안갑니다.




유선 연결 코드 만이 유일하게 더 고급스러운 것으로 바뀌었네요.


그럼 두제품 간의 소리를 비교해 볼까요?

MK2가 APT-X코덱을 지원하는것은 맞지만 공장초기 세팅은 APT-X가 아니기 때문에 '볼륨UP' 키를 누른 상태에서 전원을 켜야만 고음질모드 우선 모드로 시작됩니다. (한번 세팅 해 놓으면 다음부터는 그냥 전원만 켜도 됩니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작동법이 제품에 동봉된 설명서에는 자세히 적혀져 있지 않습니다.
종이로 된 User guide 에는 아주 단순한 내용만 담겨져 있고 나머지 세부 내용은 온라인을 참고하도록 안내 되어있네요.

http://scs.sony.co.kr/cs_docs/html/online_manual/MDR/MDR1RBTMK2/contents/04/01/04/04.html

스피커나헤드폰 같은 음향기기를 테스트하는데 있어 소스에 못지 않게 재생기기의 성능도 무척 중요합니다.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스트라디 바리우스를 연주하게끔 해 봤자 연습용 바이올린의 소리와 어떤 차이를 이끌어내지 못하는것에 비유할 수 있겠네요.


이번 청음 역시 재생 기기가 하이엔드 급이라면 그 차이를 비교하기 더욱 좋겠지만 저의 주된 사용 환경에서 음질의 차이를 확인 하는게 어쩌면 더 큰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음원: 지니 등의 FLAC스트리밍 서비스

재생기기: LG-F300 (FLAC 64bit 음원 재생 가능)

연결: 블루투스 무선

죄대한 조용한 환경에서 1RBT와 1RBTMK2를 오가며 여러가지 장르의 여러가지 음악을 재생해 보았습니다.


일단 팝이나 힙합등, 비트가 중심의 세션이 복잡하게 섞여있는 음악에서는 전혀 그 차이를 느낄 수 가 없었습니다.

여성 보컬등의 고음이 강조된 조용한 음악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느껴지는 듯 하기도 했으나 블라인드 테스트라면 아마 구분 하지는 못할것 같습니다.

APT-X코덱 적용에 따를 확실한 차이를느낄 수 있는 음악은 재즈와 클래식 이었습니다.

특히 브러쉬스틱으로 연주하는 스네어 소리와 하이햇 심벌즈 소리가 섞여 있는 부분에서는 소리의 해상도가 확실히 차이나네요. 1RBT에서는 그 두가지 소리가 뭉뚱그려저서 들리던 것이 1RBTMK2에서는 각각의 악기가 내는 소리의 시작됨과 끝남이 어디인지 분간이됩니다.

적어도 이번에 설정된 한경에서의 비교청음 으로는 듣자마자 눈이 휘둥그래지는 극명한 차이를 체감할 수는 없었습니다.

동시에 들려오는 여러 악기와 보컬의 소리에 집중해서 자세히 들여다 보려고 노력하니 겨우 차이가 구분 되는 정도네요.

물론 소스나 재생 환경, 특히 개인적인 청음 능력에 의해 좌우될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아웃도어 환경을 타겟으로 만들어진 MDR-1RBT 이기에 이미 1RBT를 불편 없이 사용 하고계신 분이라면 APT-X를 이유로 꼭 추가 지출을 감수 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그렇다고 이번 기변이 후회스럽지는 않네요. 제가 주로사용하는 환경에서 음질의 차이가 있다는 점은 분명히 확인 했고, 또 그런 차이가 나는 신형 기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구형 기기를 꿋꿋이 사용할 수 있는 성격도 아니기 때문인가봅니다.